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개업공인중개사로 현업에 들어와 활동한 지 어느덧 7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거래를 경험했고 수많은 선후배 동료 공인중개사님들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최근에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한 아끼는 후배가 찾아와 개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더군요.
개업을 준비하는 초보 공인중개사들의 고민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주제가 하나 있는데요.
그건 바로 동업에 대한 고민입니다.
혼자 시작하기에는 두렵고 초보라 경험은 부족하고 창업비용도 부담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랬기에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이 갔습니다.
후배와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며 소주 한잔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저의 초보 공인중개사 시절이 하나둘 떠오르더군요.
사실 저도 초보 시절 여러 고민 끝에 세 번의 동업을 경험했었거든요.
안타깝게도 세 번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오래 가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들은 지금도 공인중개사 생활을 하는 데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예전 병아리 공인중개사 시절의 좌충우돌 동업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첫 번째 동업, 두려움을 줄이고 싶었습니다
첫 번째 동업은 지인이자 선배 공인중개사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는 자격증은 취득했지만 실제 중개업무는 낯설고 두려웠습니다.
계약서 작성부터 손님 응대, 물건 확보까지 모든 것이 부담이었고 겁이 나더라구요.
혼자 시작하는 것보다 경험 있는 선배와 함께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선배 공인중개사가 소개해 준 분이랑 동업으로 공인중개사 생활을 시작했답니다.
처음에는 분명 장점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물어볼 사람이 있어서 든든했고 혼자 모든 결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업무적인 문제보다 관계의 문제가 더 어려웠습니다.
사업은 결국 돈과 책임이 연결되는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끼리 시작해도 역할과 책임, 수익에 대한 생각이 다르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첫 번째 동업은 정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첫 번째 교훈을 얻었습니다.
좋은 사람과 좋은 동업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두 번째 동업, 새로운 지역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동업은 새로운 지역으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활동하던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지역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먼저 자리 잡고 있던 공인중개사와 함께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첫 번째 경험이 있었기에 준비도 나름 철저했습니다.
동업계약서도 작성했고 역할 분담과 비용 부담 방식도 미리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업무는 계약서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손님 응대는 누가 할 것인지, 광고비는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예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았습니다.
동업의 갈등은 계약서에 적힌 내용보다 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은 부분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다행히 첫 번째 경험 덕분에 문제를 오래 끌지는 않았습니다.
서로 감정이 더 상하기 전에 정리했고 지금 생각해도 그 결정은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동업, 더 크게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 동업은 업무 영역을 확장해 보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상가 위주였던 업무를 공장과 토지 분야까지 넓혀보고 싶었고, 공동중개를 하면서 알게 된 공인중개사님들과 의기투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꽤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각자 전문 분야가 달랐고 서로의 장점을 활용하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오히려 결과가 가장 좋지 않은 결말을 맞고 말았습니다.
각자의 전문성은 높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고 업무 스타일도 달랐습니다.
서로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과 좋은 동업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결국 세 번째 동업도 정리되었습니다.

세 번의 동업이 남긴 공통된 교훈
돌이켜보면 세 번 모두 시작한 이유는 달랐지만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첫 번째는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새로운 지역을 배우기 위해서였습니다.
세 번째는 더 크게 성장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시작은 모두 달랐지만 결국 공통적으로 느낀 점이 있습니다.
“동업의 장점은 생각보다 빨리 익숙해지고 동업의 단점은 시간이 갈수록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비용 부담이 줄고 상의할 사람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익 분배, 업무 분담, 책임 범위, 의사결정 방식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발생합니다.
세 번의 동업을 거치며 저는 동업 자체보다 사람과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동업보다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중개 실무를 배우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동업 상대방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른 공인중개사님들과의 교류였습니다.
공동중개를 하면서 많은 실무를 배웠고 선배 공인중개사님들의 경험을 들으며 성장했습니다.
지역 정보도, 고객 응대 노하우도, 거래를 풀어가는 방법도 대부분 그런 과정에서 얻었습니다.
저는 다시는 누군가와 동업을 할 생각이 없을 뿐 아니라 동업을 고민하는 분들은 무조건 말리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동업과 협업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구조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공인중개사 3번의 동업 실패, 그 경험이 남긴 교훈
만약 지금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개업을 준비한다면 저는 혼자 시작할 것 같습니다.
물론 불안하고 두려울 것입니다.
손님도 걱정될 것이고 계약도 걱정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국 스스로 넘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인중개사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입니다.
누군가에게 기대기보다 스스로 부딪히고 경험하는 시간이 결국 더 큰 자산으로 남더군요.
세 번의 동업은 모두 실패로 끝났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 경험 덕분에 저는 동업의 장점과 한계를 알게 되었고, 협업과 동업의 차이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금 후배 공인중개사가 같은 질문을 한다면 저는 아마 이렇게 답할 것 같습니다.
“동업보다는 혼자 시작해 보세요. 대신 좋은 선배를 만나고 공동중개를 하면서 배워 가세요.”
적어도 저에게는 그 길이 더 오래가고 더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길이었습니다.